'개원 70주년' 곽병원 곽동협 병원장 "욕심 버리고 내실 추구…70년 병원성장 이끈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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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병원, 운경의료재단 곽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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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70주년' 곽병원 곽동협 병원장 "욕심 버리고 내실 추구…70년 병원성장 이끈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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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2 노인호 기자 sun@yeongnam.com


"자동차 사고 크게 늘어나던 1970년대 정형·신경외과 신설
맹장·제왕절개 수술 기피하던 시기엔 종합병원으로 전환
이익을 쫓지 않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에 부응하며 성장
시설 새롭게 보강해 환자에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 노력
노인복지·장학 등 사회공헌과 시민의식개혁 캠페인도 강화" 


1952년 4월 대구 중구 수동 한옥건물에 문을 연 '곽병원'이 지난 10일로 개원 70주년을 맞았다. 한국전쟁 휴전 협정(1953년)보다 1년 이상 앞선 시점에 진료를 시작한 것이다. 곽병원보다 앞서 개원한 지역 병원은 1899년 '제중원'을 이어받은 '계명대 동산병원', 1907년 대구동인의원에서 1912년 경북도립 대구의원으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북대병원' 정도밖에 없다. 특히 순수 민간 자본으로 설립, 70년 동안 쉼 없이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는 곳은 곽병원이 유일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선친께서 늘 '욕심내지 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욕심 대신 내실을 키운 덕분에 현재 지역을 대표하는 2차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IMF구제금융, 글로벌금융위기 등 큰 위기에도 70년 동안 안정적으로 병원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곽병원 곽동협 병원장은 11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욕심을 내서 빚을 내게 되면 그만큼 환자와 구성원에게 돌아갈 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황을 생각하면 빚을 내 땅이나 건물에 투자했으면 자체 수익이 더 늘어났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병원이 성장해온 70년을 소개한다면.

"외과의원으로 시작, 개원 초기부터 맹장염 수술로 명성이 자자했고, 그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공개로, 맹장염 수술 건수가 전국 1위라는 것이 알려졌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맹장염 수술건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을 때였다. 맹장수술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수술이지만 미국·중국 등 해외 유학생까지도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급거 귀국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또 1970년대 자동차사고가 급증하던 시기에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를 신설, 종합외과병원으로 성장했고, 1980년대 의료보험(국민건강보험) 확대로 수술수가가 낮아지자 개원가에서는 수술실을 폐쇄하고 맹장수술, 제왕절개수술, 정형외과수술 등을 기피하는 경향이 보였다.

그때 우리병원은 응급실,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의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도약했다. 1992년 대구 최초로 수면내시경을 실시해 내시경검사를 두려워하던 많은 환자들이 검사를 받으면서 위암 등의 조기 발견에 크게 이바지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인 인구의 증가에 발맞춰 노인병동을 운영하고 경산에 시지노인전문병원도 개원했다.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예방접종, 재택치료관리 등 코로나 극복의 최전선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렇게 이익이 아니라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에 병원이 부응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일찍부터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지금까지 병원을 지탱해온 원동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봉사정신'이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모임인 운경봉사단을 중심으로 무료진료 등을 통한 의료봉사, 위안부피해자 할머니, 새터민, 다문화가정, 범죄피해자 등 각계각층의 소외된 분들에게 의료 전반에 걸친 지원을 해왔다. 또 의료는 물론 새마을사업, 장학사업, 충효사업, 노인복지사업뿐만 아니라 시민의식개혁운동에도 앞장서 왔다. 또 1983년 지역 최초로 시작한 '음식 잔반 안 남기기 운동'을 진행했고, 1984년 시작한 '남의 말 좋게 하자' 캠페인은 전국민의식개혁운동이 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민간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곽병원 장애인 볼링 스포츠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70년간 이어온 경영 철학이 있다면.

"개원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곽병원의 4대 경영방침은 친절, 신속, 청결, 저렴이다.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위로와 공감을 하는 친절, 아프면 예약 없이 당일 진료와 검사, 수술까지 받을 수 있는 신속한 종합병원, 청결하고 안전한 환경, 비급여 항목의 최소화 등 저수가정책으로 눈앞의 경제적 이익보다는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등이다."

현대의료에서는 '장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장비가 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최신식 의료장비 대신 2~3년 정도 지나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의료기기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3년 정도가 의료진이 장비의 장단점은 물론 앞서 사용해본 이들이 많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또 곽병원장은 병원장에 취임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1시간 정도를 걸어서 출퇴근, 별도의 운전기사가 없는 것은 물론 병원장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

▶앞으로 병원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돈을 쫓아가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병원이 되고 싶다. (진료에서도) 모두가 주인공이 될 필요도, 될 수도 없다. 무리하게 주인공이 되려다 작품을 망칠 수도 있다. 조연이라도 환자에게 필요하다면 그 역할을 잘 해내는 병원이고 싶다. 머리가 아니어도 허리, 아니 그보다 더 작게 느껴지는 신체 부위라도 각각의 역할이 있고, 그들이 제 역할을 잘하면 몸이 건강한 것처럼 말이다. 다만 그동안의 병원경영은 기존의 것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수비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과감한 투자 등 공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70년 동안 이어진 정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설 등은 더 새롭게 보강해서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이를 위해 현 위치 확장과 이전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70년이란 세월 동안 곽병원을 거쳐 간 모든 환자, 그리고 이들을 피와 땀으로 돌보는데 헌신해온 모든 직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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