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위 속의 돌 '위석' 치료에 쓰인다고?
콜라 3L와 약 복용한 환자 다음 날 위석 사라져
위석 치료에 콜라 효과, 그간 연구 논문으로 알려져
곽동협 곽병원장 "병원에서 의사 지시 따라 치료해야"
2022-07-13 허현정 기자 hhj224@imaeil.com
당뇨병이 있는 여성 환자 A(85) 씨는 1년 전 위암으로 부분 위절제 수술을 받았고, 최근 복통과 소화 불량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의료진에게 위암 수술 후에는 감은 먹은 적은 없다고 했다.
곽병원 내시경팀은 위내시경 및 복부 CT를 통해 A씨의 위에 9㎝ 크기의 거대한 위석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치료 목적으로 콜라 3L를 12시간 만에 마시게 했다. 또한 식물성 섬유소를 녹이는 작용이 있는 셀룰라제 성분이 함유된 소화제를 동시에 복용시켰다. 의료진은 다음날 아침 단순 복부 사진에서 위석이 사라진 것을 봤고, 확진을 위해 위내시경 검사를 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 위석이 깨끗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석(胃石)이란 ?
최근 곽병원 내시경 팀이 위에 9㎝ 크기의 위석이 있는 85세 여성 환자에게 콜라 3리터를 치료 목적으로 마시게 한 결과 위석이 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콜라가 위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그간 연구 논문들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위석은 '위의 돌'이라 해석되지만 실제 단단한 돌은 아니다. 음식물 혹은 이물질이 인체에 들어간 뒤 정상적으로 소화돼 분해 배출되지 않고, 뭉쳐져 단단하게 응고된 채 위에 머무르고 있는 덩어리를 의미한다. 위석은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위석은 구성 성분에 따라 식물 섬유질이 주성분인 '식물 위석', 특히 식물 위석 중 감을 많이 먹어서 발생한 경우인 '감 위석', 머리카락이 주성분인 '모발 위석', 약물로 구성된 '약물 위석'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위석은 ▷수술로 위 일부를 제거한 경우 ▷당뇨병 환자 ▷감을 많이 먹은 경우 ▷위 연동 운동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복용한 사람 등에서 잘 생길 수 있다.
위석이 있는 경우 당장은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결국 문제가 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곽동협 곽병원장은 "위석이 경화돼 굳어지면 수술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위석을 방치하면 위벽을 자극해 위궤양을 일으키거나, 위출구 폐색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
과거에는 개복 수술로 직접 위석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내시경으로 위석을 작은 덩어리로 분쇄해 꺼내기도 하는데, 이 경우 부서진 위석의 일부가 소장에 걸려 결국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위석 용해 기전은?
일상에서 흔히 마시는 콜라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많으며, 치아를 부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탄산음료이다.
콜라가 위석을 용해시키는 기전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콜라가 위산과 마찬가지로 산성이어서 위석의 용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콜라에 있는 탄산수소나트륨의 점액 용해 효과로 인해 위석이 용해된다거나, 콜라의 이산화탄소 기포가 위석에 침투해 위석을 녹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위석은 진단부터 자가 진단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 하에 사용되어야 한다. 곽 원장은 "위석 치료에 있어 콜라의 복용은 안전하고, 편리하며, 경제적이기 때문에 1차 치료제로 시도해 볼 만하지만 반드시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하에 사용되어야 한다"며 "아울러 소화불량이나 복통의 치료를 위해 콜라를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