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내 가족같이"…71년간 대구 의료복지 선봉장
"환자를 내 가족같이"…71년간 대구 의료복지 선봉장
영남일보 2023-03-28
3T MRI 도입 등 투자도 과감곽병원은 1952년 지금 자리에서 개원했다. 상급종합병원 중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파티마병원보다 더 오랜 세월 대구경북지역 환자의 건강을 지켜온 셈이다. 더욱이 상당수 상급종합병원이 국가나 학교법인, 종교단체로부터 직간접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반면 곽병원은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특히 수익을 병원에 재투자하기보다 지역사회 봉사에 목적을 두고 70년 넘게 운영해 왔다. 지금처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 곽병원이 병원 수익으로 '약자복지'의 최일선에서 선봉장 역할을 해온 것.
곽병원에 따르면 현행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저소득 지역민에게 무상진료 등을 통한 의료봉사를 실천했고 지금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새터민, 다문화가정, 범죄피해자 등에게 의료 전반에 걸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진료 측면에서도 처음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곽병원은 설립 이래 71년간 '환자를 내 가족같이'라는 슬로건 아래 '친절·청결·신속·저렴'의 4대 경영방침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를 추구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필수 진료는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미용, 성형 등은 하지 않고 있다.
1983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곽병원은 내과, 외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주요 임상 진료과에서 고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병원과는 달리 금식만 하고 오면 예약 없이 당일 위내시경 검사가 가능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도 대기시간이 짧고 어지간한 내시경은 대부분 가능하다. 1992년 대구 최초로 수면내시경을 도입, 현재까지 수면 위내시경 시술 건수는 누적 43만건에 이른다. 외과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국의료기관 수술보고서에 따르면 맹장염 수술 건수는 연간 926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4년 연속 1천례 이상의 수술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에서 단일수술 부문 '전국 1위'를 기록한 병원은 곽병원이 유일하다.
1950년대 개원초기 곽병원 의료진의 모습, <곽병원 제공> |
이런 노력이 합쳐지면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환자경험평가에서 의사 영역 전국 7위, 전체 영역 점수 대구 준종합병원(300병상 이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동일한 수술을 대학병원에서 받을 때와 비교했을 때 전문의가 1차 진료를 직접 담당, 환자의 치료 방향에 관한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불필요한 과정들이 생략되기 때문에 진료비가 저렴하고 수술 시간을 포함한 총소요시간이 짧고 그 결과 합병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곽병원 측의 설명이다.
곽병원은 앞으로도 이익만을 추구하는 병원이 아니라 '곽중에 아프면' 주저하지 않고 찾아와 친절하게 저렴한 진료비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도 진행했다. 최근 지멘스사의 3T Magnetom Lumina MRI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MRI 검사에 비해 검사 시간 40% 단축, 출입구 직경 확장과 소음 감소를 통해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 소아, 노인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줄 수 있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환자의 호흡과 흔들림 등 생체 변수를 감지, 자동 조정함으로써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첨단 장비다.
노인호 기자 sun@yeongnam.com